시와 憧憬

진은영, 「신발장수의 노래」

cassia 2020. 4. 30. 09:31

진은영, 「신발장수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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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신발장수의 노래」를 배달하며

 

    "네가 황급히 떨어뜨린 슬리퍼 한 짝"을 주웠네. 네가 흘린 신발을 가슴에 껴안고, 나는 네가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그리 급히 달려가는지 떠올려본다네. 너의 낡은 신발 한 짝에는 고된 노동의 시간이 붉은 흙덩이처럼 달라붙어 있어. 그래도 신발은 늘 말없이 신비롭고 낯선 지도를 품고 있었다네. 나는 무한히 신발을 주우러 다니는 신발장수, "원인을 찾으러 오지 않고 원인을 만들러 온 자". 내가 모으는 것은 신발만이 아니야. 나는 재미난 샛길들과 새로운 시간들을 모으고 있지. 나는 매일 똑같은 노래만 들려주는 시계탑에 폭탄을 던지고 새로운 시간의 리듬을 발명할 궁리를 하고 있다네. 사랑하는 네게 빛나는 혁명의 시간을 가져다주고 싶네. 기억하시게. "손목에 한 번도 시계를 차본 적 없는 추억"을 우리가 깊은 곳에 숨겨 두었으니, 낡은 신발 한 짝처럼 잃어버린 시간들 속에서도 반짝이는 혁명의 조각들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문학집배원 시인 김행숙 2020-04-30 (thu)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작가 : 진은영

출전 :『우리는 매일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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