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정끝별, 「오리엔트 금장손목시계」

cassia 2018. 8. 30. 08:37

정끝별, 「오리엔트 금장손목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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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정끝별 시집, 『와락』, 창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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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끝별|「오리엔트 금장손목시계」를 배달하며…


  아버지는 막내딸 집에 11시 39분 28초에 멈춰선 손목시계를 두고 가셨군요. 손녀딸들과 찍은 사진 몇 장, 밤새도록 들리던 심한 기침소리와 함께요. 사랑하는 이들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애통한 마음이 끝이 없습니다. 그들이 더 따듯한 추억을 담고 갈 수 있도록 왜 더 잘 하지 못했을까 후회가 큽니다.
그러나 떠난 이들이 원했던 건 다른 것일지도 모릅니다. 천국에 챙겨갈 좋은 추억이 아니라 이곳에 깜빡 두고 가 잃어버릴 물건들. 아버지는 정말 아끼던 오리엔탈 금장손목시계를 딸 곁에서 분실하려고 기별없이 들이닥치셨어요. 주인을 잃어버린 물건들이 우리 곁에 남아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그 물건의 주인을 되찾아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문학집배원 시인 진은영 2018.08.30(목)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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