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20. 알쏭달쏭한 문장[2]

cassia 2016. 8. 18. 16:51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20.알쏭달쏭한 문장 (2)  2016-06-02


지난 시간에 이어 비문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겠다. 비문은 여러 유형으로 나타나며, 크게 세 가지(단어, 문장, 통사)로 나눈다. 그중에서 이번에는 ‘단어 선택 단계의 비문’을 집중적으로 다루겠다. 잘못된 예문을 보면서 틀린 이유와 올바른 사용 방법을 익혔으면 좋겠다.


그는 뇌물 수뢰 혐의로 잡혀갔다.……①


대구를 널리 홍보하여 관광객 유치에 노력해야 한다.……②


예문 ①에서 같은 의미의 단어가 중복 사용되었다. ‘수뢰’(收賂)는 ‘뇌물을 받다’라는 뜻이다. 결국, ‘뇌물’이라는 단어가 중복 사용되었다. 예문 ②도 비슷한 유형이다. ‘홍보’가 ‘널리 알린다’는 뜻이므로 ‘널리’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대구 경제는 서울 등 수도권에 종속되어 있다.……③


예문 ③은 의존 명사 ‘등’을 잘못 쓴 경우이다. 의존명사 ‘등’은 대등한 단어나 어구, 문장 등이 열거될 때 사용한다. 예문 ③을 바르게 고치려면, 대등한 여러 단어를 나열하거나 ‘등’을 빼야 한다.


젊은이는 괴한의 위협으로 인하여 공포에 전율하고 있다.……④


예문 ④는 한자어를 과도하게 사용했다. 문장은 될 수 있으면 쉽게 쓰는 것이 좋다. 예문 ④의 ‘공포’, ‘전율’을 ‘두려움’, ‘떨다’ 같은 우리말로 바꿔본다. 이렇게 해도 문장의 뜻은 전혀 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쉽게 읽을 수 있다.


한자어를 우리말로 쉽게 바꾸는 방법은 바로 국어사전 사용이다. 이것이 가장 쉽고 빠르다. 단어의 의미를 우리말로 풀어놓았기 때문에, 쉽고 다양한 단어를 빠르게 고를 수 있다.


그것은 일종의 병인데, 우리가 일종의 사고를 할 때, 정상적인 사람에게 떠오르지 않는 일종의 최면 기법이다.……⑤


예문 ⑤에는 ‘일종의’라는 단어가 세 번이나 쓰였다. 문장에서 같은 단어가 ‘세 번’ 쓰였다면, 강조 의미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예문 ⑤에서 ‘일종의’는 강조의 효과가 전혀 없다. 습관적으로 쓰인 무의미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단 한 번만 쓰는 것이 좋다.


한반도는 외세에 의해 분단이 되어졌다.……⑥


예문 ⑥은 번역 투이다.(번역 투에 대한 설명은 2016년 4월 본지 연재 참조) 예문 ⑥에는 일본어 영향을 받은 ‘이중 피동’, 즉 틀린 문장이 사용됐다. 예문 ④의 ‘∼고 있다’ 역시 번역 투로 틀린 문장이다.
예문을 통해 ‘단어 선택 단계의 비문’의 여러 형태를 살펴보았다. 정리를 해보면 불필요한 단어의 사용, 의존 명사의 잘못 사용, 한자어 과다 사용, 의미 없는 단어 사용, 번역 투 사용 등 실수로 지나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문제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조그만 실수를 놓치지 말아야 바른 문장을 쓸 수 있다. 좋은 글은 화려한 수식이나 기교를 부린 문장이 아닌 바르고 정확한 문장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종영 동화작가`영남아동문학회 회원 didicat@naver.com 

 
[출처] 주간매일 2016년 06월 02일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