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3. 불청객 이음씨

cassia 2016. 6. 17. 16:54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3.불청객 이음씨 2016-01-28 

 
 일반적으로 접속사는 문장이나 단어를 연결해 뒷말을 꾸미는 역할을 한다. 접속사는 다른 말로 ‘이음씨’라고 부른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초보자들이 쓴 글에서 발견되는 공통점 하나가 있다. 바로 이음씨가 너무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매일 먹으면 질리듯, 이음씨의 잦은 출현은 글맛을 떨어뜨리게 된다.
먼저 아이들이 쓰는 평범한 일기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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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28일 맑음 제목: 눈썰매장
 아침에 일어났다. 그리고 양치를 하고 밥을 먹었다. 그리고 옷을 입고 짐을 챙겼다. 그리고 아버지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씽씽 달렸다. 우리 가족은 휴게소에서 김밥과 음료수를 먹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눈썰매장에 도착했다.
표를 끊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한참을 기다렸다. 표를 끊고 줄을 따라 썰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썰매장은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다. 온종일 눈썰매장에서 놀았다. 참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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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문장에 이음씨가 무려 네 번이나 찾아왔다. 어떻게 해야 할까?
글을 쓰고 난 뒤, 이음씨를 먼저 찾아보자. 눈을 딱 감고 찾은 이음씨 모두를 지운다. 이음씨가 사라진 문장을 다시 읽어보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음씨가 없지만, 문장의 흐름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불필요한 이음씨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 효과적인 이음씨 판별법
① 이음씨가 나타나면 무조건 지운다.
② 이음씨가 사라진 앞뒤 문장을 몇 번 읽어 본다.
③ 이음씨가 없어 걸리는 부분이 있는지 혹은 흐름이 부자연스러운지 확인해 본다.
  - 이상한 곳이 없다: 이음씨 삭제
  - 이상한 곳이 있다: 이음씨 사용


 필자의 경험상 대부분 이음씨는 지워도 문제가 없다. 먼저 지워보고 문맥이 이상할 때, 그때 이음씨를 넣어도 충분하다. 이음씨가 없어도 자연스러운 인과, 대등 관계 등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지금 당장 아이 일기장을 펼쳐보자. 불청객 이음씨가 쓸데없이 돌아다니고 있다면 당장 쫓아버려야 한다. 불필요한 이음씨만 사라져도 문장은 훨씬 매끄럽고 세련되게 변한다. 


정종영 동화작가, 영남아동문학회 회원 didicat@naver.com
 

출처 / 주간매일 2016년 01월 28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