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새해는 아직 멀었다.
새해와 관련된 잘못된 우리말
▶‘병신년’과 ‘구랍’ 사용은 2월 8일부터
해마다 1월 초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년 새해가 밝았다.”고 한다. 올해도 “병신년 원숭이해가 시작됐다”는 소리를 많이 들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말이 안 되는 소리이다. 아직 병신년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을미년이니 병신년이니 하는 육십갑자의 기준은 양력이 아니라 음력이다. 그러니까 오는 2월 8일 설날이 바로 병신년의 시작점이다. 지금은 여전히 을미년이다.
또 새해 초만 되면 신문과 방송들이 “구랍 31일 서울 보신각 일대는 새해맞이 타종식을 지켜보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처럼 ‘구랍(舊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아직 쓸 수 없는 말이다. ‘구랍’이란 “지난해의 섣달”, 즉 음력 12월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랍’역시 오는 2월 8일부터 쓸 수 있는 말이다.
▶구정과 신정 사이
새해 초면 많이 쓰는 ‘신정’과 ‘구정’이라는 말에는 일본의 교묘한 술책이 숨어 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음력을 써 왔다. 그러던 우리가 양력을 쓰기 시작한 것은 1895년께로, 일본의 강압에 의해서이다. 우리 고유의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음력을 못 쓰게 하고 우리의 최고 명절인 설날을 없애려 했다.
우리에게 양력을 쓰도록 강요한 일본은 설 며칠 전부터 방앗간 영업을 금지하고, 설날에는 학생들의 도시락을 뒤져 제사음식을 싸 온 학생에게 벌을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설이 양력 1월 1일을 ‘신정’으로, 한국의 설인 음력 1월 1일을 ‘구정’으로 여기도록 교육했다.
여러분은 자신이 ‘신세대’로 불리기를 원하시나요? 아니면 ‘구세대’로 불리기를 바라시나요? 또 집에 ‘신제품’이 가득 한 것이 좋으신가요? 아니면 ‘구닥다리’가 넘쳐나는 게 좋으신가요? 당연히 신세대로 불리기를 바라고 신제품이 좋겠죠. 결국 ‘신정’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바람직한 날이고, ‘구정’은 하루빨리 없애야 할 ‘구습’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도 1980년대 중반 그동안 부정적 이미지롤 불리던 ‘구정’을 ‘민속의 날’로 이름을 바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옛 이름 ‘설날’을 쓰도록 했다. 따라서 이제는 ‘신정’과 ‘구정’의 구분이 필요 없게 됐다. ‘구정’이 ‘설날’이 됐으므로 더 이상 ‘신정’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아울러 설날은 당연히 음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굳이 ‘음력설’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다.
물론 ‘신정’과 ‘구정’이라는 말이 모두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이제 나라에서도 공식명칭으로 쓰는 ‘설’대신에 한민족의 정신을 말살하려 한 일본의 술책이 담긴 ‘구정’을 쓸 필요가 있을까?
▶올해가 붉은 원숭이의 해?
언제 부터인가 ‘흑룡의 해’, ‘청양의 해’등 새해가 되면 띠에 색깔을 입히기 바쁘다. 올해 병신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라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띠 동물에 색깔을 입히는 것은 우리의 전통이 아니라고 한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에 따르면 ‘백말띠 여자는 드세다’는 속설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기는 운세가 좋다’는 얘기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처럼 띠 동물에 색깔을 입히는 데에는 상술이 녹아있다.”며 “그런 상술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월간공무원연금지 2016. 1월호에서 글: 엄민용
'열린 교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2. 일기 쓰기 (0) | 2016.06.16 |
---|---|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1. 진짜 일기 (0) | 2016.06.12 |
수성색연필과 유성색연필의 차이 (0) | 2015.06.24 |
요가(몸풀기 기본동작) (0) | 2015.06.22 |
20세기 대한민국 약사 (0) | 2015.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