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병신년 새해는 아직 멀었다.

cassia 2016. 1. 13. 03:48

병신년 새해는 아직 멀었다.

새해와 관련된 잘못된 우리말

 

 

 

병신년구랍사용은 28일부터

해마다 1월 초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년 새해가 밝았다.”고 한다. 올해도 병신년 원숭이해가 시작됐다는 소리를 많이 들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말이 안 되는 소리이다. 아직 병신년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을미년이니 병신년이니 하는 육십갑자의 기준은 양력이 아니라 음력이다. 그러니까 오는 28일 설날이 바로 병신년의 시작점이다. 지금은 여전히 을미년이다.

또 새해 초만 되면 신문과 방송들이 구랍 31일 서울 보신각 일대는 새해맞이 타종식을 지켜보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처럼 구랍(舊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아직 쓸 수 없는 말이다. ‘구랍이란 지난해의 섣달”, 즉 음력 12월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랍역시 오는 28일부터 쓸 수 있는 말이다.


구정과 신정 사이

새해 초면 많이 쓰는 신정구정이라는 말에는 일본의 교묘한 술책이 숨어 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음력을 써 왔다. 그러던 우리가 양력을 쓰기 시작한 것은 1895년께로, 일본의 강압에 의해서이다. 우리 고유의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음력을 못 쓰게 하고 우리의 최고 명절인 설날을 없애려 했다.

우리에게 양력을 쓰도록 강요한 일본은 설 며칠 전부터 방앗간 영업을 금지하고, 설날에는 학생들의 도시락을 뒤져 제사음식을 싸 온 학생에게 벌을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설이 양력 11일을 신정으로, 한국의 설인 음력 11일을 구정으로 여기도록 교육했다.

여러분은 자신이 신세대로 불리기를 원하시나요? 아니면 구세대로 불리기를 바라시나요? 또 집에 신제품이 가득 한 것이 좋으신가요? 아니면 구닥다리가 넘쳐나는 게 좋으신가요? 당연히 신세대로 불리기를 바라고 신제품이 좋겠죠. 결국 신정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바람직한 날이고, ‘구정은 하루빨리 없애야 할 구습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도 1980년대 중반 그동안 부정적 이미지롤 불리던 구정민속의 날로 이름을 바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옛 이름 설날을 쓰도록 했다. 따라서 이제는 신정구정의 구분이 필요 없게 됐다. ‘구정’이 설날이 됐으므로 더 이상 신정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아울러 설날은 당연히 음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굳이 음력설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다.

물론 신정구정이라는 말이 모두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이제 나라에서도 공식명칭으로 쓰는 대신에 한민족의 정신을 말살하려 한 일본의 술책이 담긴 구정을 쓸 필요가 있을까?

 

올해가 붉은 원숭이의 해?

언제 부터인가 흑룡의 해’, ‘청양의 해등 새해가 되면 띠에 색깔을 입히기 바쁘다. 올해 병신년은 붉은 원숭이의 해라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띠 동물에 색깔을 입히는 것은 우리의 전통이 아니라고 한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에 따르면 백말띠 여자는 드세다는 속설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기는 운세가 좋다는 얘기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처럼 띠 동물에 색깔을 입히는 데에는 상술이 녹아있다.”그런 상술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월간공무원연금지 2016. 1월호에서 글: 엄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