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磬 小理

1990년 이후, 우리의 가슴을 울린 노랫말 TOP 10

cassia 2014. 5. 25. 12:26


1990년 이후, 우리의 가슴을 울린 노랫말
TOP 10

음악으로 여는 행복한 세상
대중 음악전문가 42명 뽑은 ‘19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
작고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어쩌면 내 이야기를…” 1위에 올라
활동중단 서태지 ‘교실 이데아’는 “주류 최고 뮤지션의 비주류적 어법”


김광석.
때로 절실하게 가슴을 울리는 것은 익숙한 선율에 실려 귀에 감겨 드는 대중가요의 노랫말이다. 생명력 긴 노래들은, 대체로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와 부합하거나 시대의 진실을 꿰뚫는 가사를 갖고 있다. 가요에서 ‘음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한글’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가 운영하는 음악웹진 ‘이즘(IZM)’이 소속 필자를 포함한 대중음악 전문가 42명에게 ‘19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각 설문 참여자는 “좋은 가사를 지닌 노래” 10곡을 추천했고, 이를 취합해 순위를 매겼다. 임진모씨는 “요즘 사람들 입과 머릿속에서 실제로 불리고 있는 노래 중 좋은 가사를 찾다 보니 90년대 이후로 시기를 한정하게 됐다”며 “그 이전 시대에 심금을 울리는 가사는 더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서른 즈음에’와‘말 달리자’사이

96년 생을 마감한 포크 가수 김광석의‘서른 즈음에’가 압도적 지지(30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에 대해 설문 참여자들은 이런 찬사를 보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 알 수 없는 불안함은 딱 이런 것 아닐까. 인생이 담겨 있어 좋은 노래”,“ 듣고 있으면 저절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놀라운 힘을 지닌 가사”,“ 정작 서른 즈음보다 20대 초·중반에 더 절실하게 들리는 노래. 훗날 겪게 될 회한과 불안에 대한 담담한 비가”.

2위는‘서른 즈음에’와 대척점에 있는 노래가 차지했다. 힘과 열정으로 가득한 록밴드 크라잉넛의‘비구상’적인 노래‘말 달리자’. 18표를 얻었다.“ 기존 한국 대중음악의 문법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던 가사. 논리도 대안도 없지만 설명할 수 없는 분노로 살아가는 개인의 외침이 언어로 춤춘다”,“ 한번쯤 내달리고 싶은 젊음의 욕망을 훌륭하게 드러냈다”등의 평가가 있었다.


크라잉 넛.

◆서태지의 힘, 그리고 사회 비판적 메시지의 노래들

90년대 ‘문화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서태지의 힘은 여전했다. 그가 직접 쓰고 ‘아이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들이 10위권 내 2곡이나 포진했다. 3집 수록곡 ‘교실 이데아’가 17표를 얻어 3위. “주류 최고 뮤지션이 비주류적 직설 어법으로 사회를 노래했다”, “아직도 이렇게 ‘스트레이트’한 가사를 마주친 기억이 없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서태지와 함께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는 증거”라는 이유로 ‘환상 속의 그대’가 10위(11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절묘하게 대변했다”는 패닉의 ‘왼손잡이’(3위), “분단과 실향 문제를 가요에서 문학적으로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강산에의 ‘…라구요’(5위), “90년대 대학생 문화의 속물근성을 현실적으로 지적했다”는 O15B의 ‘수필과 자동차’(11위) 등은 ‘메시지’가 강한 노래로 순위에 올랐다.


‘서태지와 아이들’을 통해 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틀을 바꿔버렸던 서태지.

◆성인가요의 선전

90년대 초반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삽입돼 김국환을 ‘깜짝스타’로 키웠던 노래 ‘타타타’가 7위(13표)에 올랐다. 한 응답자는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 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라고 노래하는 대목은 경이로운 경지”라며 “긍정의 거대한 힘을 보여주는 노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당시 어린 나이였음에도, 이 노래를 통해 어른들의 인생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알았다”고 했다.

11위(10표)에 오른 김수희의 ‘애모’에 대한 평가도 후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사랑에 대한 90년대 최고의 정의. O15B로 대표되는 ‘X세대’ 사랑과 대척점에 서 있다”,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최고의 미니멀리즘 표현”. 발표 당시, 젊은 세대보다 중·장년층에게 더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 중에서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8위), 조용필의 ‘꿈’(16위)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문학적 표현 빛나는 노래들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5위)은 “나이와 세대를 초월해 두루 함께할 수 있는 팝 형태의 새로운 동요”로 평가됐으며,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8위)는 “노래와 따로 분리해 감상해도 완벽한 한 편의 시. 슬픔과 이별을 한 편의 영화처럼 노래했으며, 가사를 듣고 있으면 여주인공의 머리카락 향기와 그녀가 걷는 거리의 냄새까지 느껴진다”는 찬사를 들었다. 아이돌 그룹의 곡으로는 god의 ‘어머님께’가 유일하게 16위(9표)로 순위에 올랐다. “자장면 한 마디로 눈물 나는 감동을 준다.” 카니발의 ‘거위의 꿈’(11위)은 “우리가 삶에서 희망을 갖게 되는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가사”로 평가됐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가나다 순)

고민석(SBS 라디오 PD), 구자형(방송작가), 김작가(음악평론가), 김지훈(음악평론가), 김태서(웹진 ‘웨이브’ 편집장), 남태정(MBC 라디오 PD), 민일홍(KBS 라디오 PD), 박은석(음악평론가), 박재용(SBS TV PD), 박준흠(웹진 ‘가슴’ 편집장), 박혜화(MBC 라디오 PD), 배영수(음악지 ‘오이스트리트’ 기자), 성기완(음악평론가), 성우진(음악평론가), 원용민(‘오이스트리트’ 편집장), 유재창(KBS 라디오 작가), 이영미(음악평론가), 이지영(엠넷미디어 편성팀장), 최민우(‘웨이브’ 필자), 최지호(웹진 ‘음악취향Y’ 필자), ‘이즘’ 필진 22명(고영탁, 김정훈, 김진성, 배순탁, 소승근, 안재필, 윤석진, 이대화, 이민희, 임진모 등)


출처 : 조선일보 2007.08.17


가슴을 울린 노랫말 TOP 10

때로 절실하게 가슴을 울리는 것은 익숙한 선율에 실려 귀에 감겨 드는 대중가요의 노랫말이다. 생명력 긴 노래들은, 대체로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와 부합하거나 시대의 진실을 꿰뚫는 가사를 갖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가 운영하는 음악웹진 ‘이즘(IZM)’이 소속 필자를 포함한 대중음악 전문가 42명에게 ‘19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을 묻는 설문조사(2007년 기준)를 벌였다. 설문 조사 결과 베스트 TOP 10곡을 순위별로 소개한다. 대중음악사 전체에서 심금을 울리는 가사는 무수히 많겠지만, 1990년 이후 발표된 곡으로 한정해 우리 세대가 좋아했던 노랫말은 어떤 곡이 있었는지 대략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위 김광석 '서른 즈음에' (1994년, 작사·작곡 강승원)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 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에/ 더 아무것 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96년 생을 마감한 포크 가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압도적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 알 수 없는 불안함은 딱 이런 것 아닐까. 인생이 담겨 있어 좋은 노래. 듣고 있으면 저절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놀라운 힘을 지닌 최고의 가사라는 찬사를 많은 사람들이 보냈다.



2위 크라잉 넛 '말 달리자' (1996년, 작사·작곡 이상혁)
  

살다보면 그런 거지 우후 말은 되지/ 모두들의 잘못인가/ 난 모두다 알고 있지 닥쳐/ 노래하면 잊혀지나 사랑하면 사랑받나/ 돈 많으면 성공하나 차 있으면 빨리 가지 닥쳐/ 닥쳐 닥쳐 닥쳐 닥치고 내 말 들어/ 우리는 달려야 해 바보놈이 될 순 없어 말달리자

2위는 힘과 열정으로 가득한 록밴드 크라잉 넛의 ‘비구상’적인 노래 ‘말 달리자’. 기존 한국 대중음악의 문법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던 가사. 논리도 대안도 없지만 설명할 수 없는 분노로 살아가는 개인의 외침이 언어로 춤춘다. 한번쯤 내달리고 싶은 젊음의 욕망을 훌륭하게 드러냈다라는 평가.



공동 3위 서태지와 아이들 '교실 이데아' (1994년, 작사·작곡 서태지)


됐어(됐어) 이제 됐어(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그걸로 족해(족해)/ 이젠 족해(족해)/ 내 사투로 내가 늘어놓을래/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 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갑갑한 교육 현실을 직설적인 가사로 풀어낸 ‘교실 이데아’는 10대들의 울분을 주류 최고 뮤지션이 비주류적 직설 어법으로 사회를 노래했다. 아직도 이렇게 ‘스트레이트’한 가사를 마주친 기억이 없다는 평가.



공동 3위 패닉 '왼손잡이' (1995년, 작사·작곡 이적)


하지만 때론 세상이 뒤집어 진다고/ 나같은 아이 한 둘이 어지럽힌다고/ 모두가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 그런 눈으로 욕하지마/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난 왼손잡이야

우리 사회의 소수자인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을 꼬집었다. 주류에서 가장 성공한 비주류에 대한 노래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절묘하게 대변했다는 평가.



공동 5위 강산에 '...라구요' (1992년, 작사·작곡 강산에)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볼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건/ 내 아버지 레파토리/ 그 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고향 생각나실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아버지/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한국전쟁 때에 남편(부인)과 떨어져 피난왔던 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분단과 실향 문제를 가요에서 문학적으로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



공동 5위 더 클래식 '마법의 성' (1994년, 작사 김광진, 작곡 김광진·박용준)


이제 나의 손을 잡아보아요/ 우리의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죠/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앞에 펼쳐진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 라면/ 마법의 성을 지나 늪을건너/ 어둠의 동굴 속 멀리 그대가 보여

지금까지도 광고와 리메이크에 활용될 정도로 남녀노소를 초월한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희망적인 가사가 어른을 위한 동요라는 평가.



7위 김국환 '타타타' (1992년, 작사 양인자, 작곡 김희갑)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겟느냐/ 한치앞도 모두몰라 다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젖어 사는거지/ 그런거지~ 음음음 어 허허~/ 산다는건 좋은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한벌은 건졌잖소

90년대 초반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삽입돼 김국환을 ‘깜짝스타’로 키웠던 노래. 가사가 인생에 관한 회한을 자조와 낙관적인 시각으로 그려내 듣는 사람들의 막힌 가슴을 시원한게 만든다는 평가.



8위 양희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1991년, 작사 양희은, 작곡 이병우)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사랑하는 마음에 대한 최고의 미니멀리즘 표현. 발표 당시, 젊은 세대보다 중·장년층에게 더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



공동 8위 이소라 '바람이 분다' (2004년, 작사 이소라, 작곡 이승환(The Story))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노래와 따로 분리해 감상해도 완벽한 한 편의 시. 슬픔과 이별을 한 편의 영화처럼 노래했으며, 가사를 듣고 있으면 여주인공의 머리카락 향기와 그녀가 걷는 거리의 냄새까지 느껴진다는 찬사를 들었다.



10위 서태지와 아이들 '환상 속의 그대' (1992년, 작사·작곡 서태지)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 환상 속에 그대가 있다/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환상 속에 아직 그대가 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방 한구석에 앉아 쉽게 인생을 얘기하려는 가식적인 환상 속의 그대에게 현실을 직시하라고 한다. 대중은 이에 공감했고 열광했으며 한 세대의 승자가 되었다. 당시에는 생소한 랩을 사용한 강한 비트의 댄스 곡.






출처 : 조선일보 2014.05.19



農夫 崔奉煥이 전하는 삶의 香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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