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하착(放下着)
어느덧 10월.지나간 것들이 너무 많아 다시 오는 날을 담기에는
내 안에 남은 공간이 너무 좁습니다..ㅎㅎ 그럼에도 보이는 것은 더 붙잡지 못해
안달하는 자신을 보면서 웃습니다.. 웃음의 의미요?..ㅎㅎ..너무 많다는 거,..
(웃음의 의미? -- 다음다음 줄에 있슴다...ㅎㅎ)
다행으로 여기고 싶습니다, 누가 뭐래도!! (좋은 말씀에 죄송스럽지만 )
도종환시인의 단풍드는 날(←클릭)을 읽다가
방하착(放下着)이란 심상찮은 끈에 매여 인터넷
여기저기 끌려 다녔습니다. 아니 끌고 왔습니다. 방하착과는 정반대로,..ㅎㅎ
- 새벽이 -
방하착(放下着)은 손을 내려 밑에 둔다는 뜻이다.이 말의 뜻은 일상적인 단순한 행동을 나타내지만 선가에서 화두로 쓰였다.
by 성암법사
처음 우리가 이 세상에 왔을 때 그리고 마지막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린 빈
손으로 왔으며 빈 손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린 대부분 태어남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본래로 비었던
손을 가득 채우는 데에만 급급해 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우리네 인생의 목표가 어쩌면 그렇게 채우는 일일 터입니다.
한없이 내 것을 늘려 나가는, 끊임없이 닥치는대로 붙잡는 일일 터입니다.
돈을 붙잡으려 발버둥치고, 명예를, 지위를, 권력을, 지식을, 이성을...
그렇듯 유형무형의 모든 것들을 무한히 붙잡으며 이 한 세상 아둥바둥 살아갑
니다.
그것이 우리네 삶의 모습입니다.무한히 붙잡는삶...
붙잡음으로 인해 행복을 얻고자 하는 삶...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그렇게 추구하고 갈구하려고 하는 '잡음!'
그 속에서 우리가 그렇게 버리고자 갈망하는 고(苦), 아! 괴로움! 괴로움이 시작
됨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붙잡고자 하지만 잡히지 않을 때 괴로움은 우리 앞을 큰 힘으로 가로막게 될 것
입니다.
이미 잡고 있던 것을 잃어버릴 때, 우린 괴로움과 한바탕 전쟁이라도 버려야 할
듯 합니다. 그것이 돈이든, 명예이든, 지식이든...그 무엇이든 우리의 욕망을 가득 채워 줄 만큼 무한히 잡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우린 너무도 모르고 있는 듯 합니다.
'잡음'으로 인해 행복하고저 한다면 그 행복은 절대 이룰 수 없음이 진리의 참
모습입니다.
인연따라 잠시 나에게 온 것 뿐이지 그 어디에도 내 것이란 것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인연따라 잠시 온 것을 '내 것'이라하여 꽉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합니다.
바로 '내 것'이라고 꽉 붙잡으려는 그 속에서, 그 아상(我相) 속에서, 괴로움은
시작됩니다.'내 것'을 늘림으로 인해서는, '잡음'으로 인해서는 결코 행복이며, 자유, 진리를
구할 수 없습니다.
도리어 그동안 내가 얻고자 했던 붙잡고자 했던 그것을 놓음(放下着)으로써 행복
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소유가 전체를 소유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놓음이 전체를 붙잡는 것입니다.
크게 놓아야 크게 잡을 수 있습니다.
'나' '내것'이라는 울타리를 놓아버려야 진정 내면의 밝은 '참나'가 드러나게 될 것
입니다.
놓음...
방하착(放下着)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삶과 어쩌면 정면으로 배치되는 삶이기
에 힘들고 어려운 듯 느껴집니다.
그렇게 선입견을 녹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방하착(放下着)!!
그 속에 불교 수행의 모든 체계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방하착...
방(放)은 '놓는다'는 뜻이며, 착(着)은 '집착, 걸림'을 의미합니다.
즉 본래 공한 이치를 알지 못하고 온갖 것들에 걸려 집착하는 것을 놓아야 한다
는 말입니다.
특히 무아(無我)의 이치를 알지 못하고 '나' '내것'에만 끄달려 이를 붙잡으려
하는 어리석은 아집(我執)을 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下)라는 것은 '아래'라는 의미이지만 그 아래는 모든 존재의 가장 깊은 곳, 그
아래에 있는 뿌리와도 같은 우리의 참불성, 한마음, 본래면목, 주인공, 참나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일체 모든 끄달림, 걸림, 집착을 용광로와 같은 한마음 내 안의 참나의 자리에
돌려 놓으라는 것입니다.
방하착(放下着)
모든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아라
옛날 엄존자(嚴尊者)라는 수행자가 조주(趙州)선사에게 물었습니다.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손에 아무 것도 없을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조주선사가 대답했습니다.
"놓아버리게나(放下着)."
엄존자는 의아해서 반문했습니다.
"모든 것을 버렸는데 무엇을 더 버리란 말입니까?"
그러자 조주선사는 태연히 말을 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마저 놓아버리게."
선사의 말은,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다는 의식 자체까지도 버리라는 것입니다.
옛 선사들은 이것을 알기 쉽게 표현합니다.
짐을 지고 있지 말아라.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언제나 어떤 짐을 지고 있습니다.
명함의 직함은 그 사람의 짐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직함을 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저는 쓸모없는 변변치 못한 사람입니다'하고 겸손한 태도를 취합니다.
그럴 듯하지만 속보이는 말입니다.
선가에서는 이를 '자기 비하(卑下)의 교만'이라고 말합니다.
비하라는 이름의 교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주선사가 버리라고 거듭 말한 까닭은 여기 있습니다.
직함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그 있고 없음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바로 내려놓음입니다.
인생은 나그네 길입니다.
여행에는 으례 짐이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일생 동안 계속해서 몸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만들어내는 짐은
좋든 싫든 인생의 종착역까지 스스로 짊어지고 가야합니다.
아무도 나누어 지고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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