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비가(悲歌) 6’ - 두보(712~770)

cassia 2008. 3. 11. 03:51

      ‘비가(悲歌) 6’ - 두보(712~770) 남에는 늪 속에 용이 살고 고목은 높이 솟아 가지 서로 늘어졌다. 낙엽이 지면 용은 숨고 독사는 나타나 물 위에 도사린다. 내가 가는데 이게 웬 놈이냐고 칼을 빼어 치려다가 그만두고 만다. 아, 여섯째 곡조를 노래부르니 골짜기는 나를 위해 봄이라도 보내 오렴. 예동(霓童) 아, 비애가 독사처럼 머리를 치켜들고 있는데 칼로 내리칠 수가 없구나. 죽여도 죽여도 되살아나는 비애가 낙엽 떠 있는 가을 물 위에 어른거리는구나. 견디려다 끝내 견디지 못하는 삶의 연민이 물그늘 속에서 어두워질 때, 저 아득한 골짜기에서 꽃들이라도 밀려 내려오면 좋으련만. 나를 위해 오는 봄은 가을의 어디쯤에 걸려 슬픈 곡조를 노래하고 있는지. 박형준·시인 / news jo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