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cassia 2007. 5. 19. 15:07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개벽 19호> (1922.1) -

김소월(金素月,1902~1934)본명 정식(廷湜). 평북 정주 출생. 오산 학교를 거쳐 배제 고보 졸업. 오산 학교 시절 스승 김억의 영향을 받음. 1922년 김억의 주선으로 처녀작 ‘꿈자리’, ‘먼후일’, ‘진달래’, ‘님의 노래’가 <개벽>에 발표되어 천재적 시재를 보이기 시작. 소학교 교사, 신문사 지국장을 지냈으나 실패를 거듭한 끝에 33세에 음독 자살함. 시집에 <진달래꽃>, 유고집 <소월시초>가 있고, 단편 소설 <함박눈>등이 있음.



4행의 민요조 서정시. 기승전결이 뚜렷하며, 동요같은 순진무구한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작품. 자연에 대한 순수한 동경을 진솔(眞率)하게 노래하여 완벽한 서정시의 음악화에 성공한 시인의 초기 작품이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고 1행과 4행에 반복 호소된 이 구절은, ‘어머니’ ‘누님’ 등의 일상 용어 대신 ‘엄마’ ‘누나’ 등의 어린이 말투가 쓰였다는 점, 또 호격 조사(呼格調詞)도 어린 아이의 말인 ‘야’가 쓰였고, ‘살자’라는 반말들이 쓰인 점 등, 때묻지 않은 어투에 유의하며 감상해야 한다.

서정시에 있어서 음악성은 그의 본질이다. 시의 리듬을 위해 많은 배려를 했던 시인은 이처럼 일상어가 아닌 어린이들의 말투와 울림소리(有聲音)로 이루어져 있는 시어들을 사용하여 맑고 밝은 음향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그들을 통해 가장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엄마랑 누나랑 함께 강변에서 살고 싶다는 평화로운 삶에의 갈망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시에서 노래하고 있는 꿈과 같은 그립고도 밝은 평화의 공간, 금모래 반짝이고 갈잎들이 노래하는 자연계의 천진무구한 공간인 강변은 어쩌면 이제는 갈 수 없는 잃어버린 공간(조국)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갈 수 없는 공간, 잃어버린 공간이기에 더욱 간절하고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지도 모를 일이다.

주제는 ‘자연 속 평화로운 삶에 대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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