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고전 생각하며 읽기1 / 베니스의 상인

cassia 2005. 11. 25. 12:48
 
셰익스피어의 명작 '베니스의 상인'은 악덕 사채업자에게 살을 1파운드 떼 줘야 할
위기를 기지를 발휘해 모면한 명재판으로 유명합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 안토니오와 그의 친구 바사니오 사이의 우정을 통해
물질과 사랑, 인간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법률적 해석 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느낀 점을 원고지 4장 내외로 써 봅시다.
 

1. 사채·고리대금업은 요즘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채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2. 베니스의 상인에서 안토니오가 맺은 계약은 현대 한국사회에서는 '합법적 계약'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법률을 통해 최고 이자율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생명을 담보로

한 계약은 맺을 수 없기 때문이죠. 당시에는 어떻게 그런 계약이 가능했을까요?

3. 친구와 힘을 합해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나요?

지혜를 모아 난관을 이겨낸 예를 생각해 보세요.

4. 옛 어른들은 '친구 사이의 금전 거래는 우정에 금이 가는 지름길'이라며

보증을 서거나 돈을 꿔 주는 행동에 대해 조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친구 사이의 금전 거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내가 만약 안토니오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 봅시다.

 

△현대사회에도 샤일록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사채나 고리대금업인데 이런 것들은 은행이나 제1`2금융권과 같이 여러 조건 없이도 빨리 빌릴 수 있었지만, 만약 돈을 갚지 못하면 아주 심하게, 상상도 못할 정도로 사람을 괴롭힌다고 한다. 돈은 사람이 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어찌하여 돈 때문에 사람이 괴로울 수 있는가. 점점 황금만능주의로 변해 가는 삭막한 현실사회. 우리들은 바꿔야 한다. 사람들의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사람이 제일이다. 사람의 가치는 돈에 비유될 수 없는 것이다. 샤일록은 생명존중이란 말을 모르나보다. 공산중 이지현.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채라는 것이 꼭 나쁘다라고만 생각할 수도 없다. 첫째,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여러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고는 예고 없이 오기 때문에 갑자기 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급히 돈을 필요로 한다. 그럴 때 사채는 사람들에게 쉽고도 유용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사채업자도 어엿한 하나의 직업이다. 우리는 단지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보아왔던 나쁜 사채업자들 때문에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구남중 한아람.

 

△내가 고민 끝에 겨우 만든 제목처럼 사채는 잘 사용하면 우릴 따뜻하게 해 주지만 잘못 사용하면 개인이 큰 불행을 겪게 되는 원자력과도 비슷하다. 우리가 원자력의 장점만을 이용하려면 원자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사용해야 하는 것처럼 사채도 쓸려면 장`단점 정도는 알아야 할 것이다. 경구중 김준성.

 

△당시 그 계약이 왜 가능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 때에는 무역이 발달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샤일록이나 안토니오 같은 돈 많은 상공업자들이 힘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돈 많은 사람들이 좌지우지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계약도 공증인만 있으면 가능했던 것 같다. 결국 그 때는 법이 있어도 돈이 있는 사람이 마음대로 할 만큼 사회가 어지러웠던 것 같다. 원화중 손정은.

 

△만약 바사니오가 안토니오가 빌려준 3천 다가트로 멋진 옷을 차려입고 갔는데 퇴짜 맞았으면 아까운 돈만 날리는 셈이 되는 것이지 않을까? 거기다 바사니오는 돈과 친구, 여자를 모두 잃는 셈이 되니까 바사니오가 친구에게 돈을 빌리지 않고 자기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한다. 친구의 우정도 좋지만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말과 행동으로 옮기는 게 좋을 듯 싶다. 구남중 이은지.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 선생님 의견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겨울 독서교실에 참가한 학생들은 '베니스의 상인'을 통해 사채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친구 사이의 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졌다.

지도를 맡은 한은주 교사는 "분량을 원고지 5장 이상으로 했더니 줄거리를 주로 나열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라며 "독서감상문을 쓰는 데는 줄거리를 적절하게 요약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자신이 느낀 감상을 적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펼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학교 2학년 학생들임에도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문장을 지나치게 길게 쓰다 보니 주술구조가 어긋난 경우가 많았으며, 문장 사이의 접속사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례도 많았던 것.

한 교사는 "글은 건축과 마찬가지로 뼈대를 튼튼히 세운 뒤 살을 붙여나가는 작업"이라며 "개요 짜기 없이 즉흥적으로 글을 쓴 데다 자신의 글을 꼼꼼히 읽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탓에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 많아 아쉽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