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문학집배원 이수명의 시배달 - 이근화,「악수」

cassia 2023. 2. 16. 17:03

문학집배원 이수명의 시배달 - 이근화,「악수」

https://youtu.be/qIA7Y0L1zdE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가 운영하는 ‘문학광장’에서 제공합니다.

 

이근화의 『악수』를 배달하며

 제목만 ‘악수’이고 악수를 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와 악수하는 건지 궁금하다. 시에는 ‘나’ 외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바로 나와 악수하는 시이다. 우리는 하루에 몇 번 나와 만날까. 만나는 곳은 어디인가. 시에서 나는 종일 집에 있고 집에서 나를 만난다. 거미줄을 보며, 거울을 보며, 박혀 있는 못을 보며 나를 만난다. 거미가 거미줄에서 그러듯이 나는 집에 나를 매달고 뜯어낸다. 거울을 보면 괴물처럼 내가 있다. “몸이 검고 매끄럽고 슬프”기 때문인지 노래를 부른다. 박힌 못도 내 모습을 하고 있는데, 나는 못을 “빼내는 대신에 걸어둘 것을 서둘러 찾는” 방식으로 나를 달랜다. 거미줄에 걸린 거미 같은 나와, 거울에 괴물처럼 비치는 나와, 벽에 못처럼 박혀 있는 나와 악수를 나누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악수다. 하지만 이마저도 쓸쓸하기 그지없다. “내가 없는 나의 목소리”처럼 나는 진짜 나와 악수를 한 것인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학집배원:시인 이수명 2023.02.16(Thu)

출전:『뜨거운 입김으로 구성된 미래』(창비, 2021)

 

이근화, 「악수」 – 문학광장 문장 (munjang.or.kr)

 

이근화, 「악수」 – 문학광장 문장

이근화 ┃「악수」를 배달하며 제목만 '악수'이고 악수를 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와 악수하는 건지 궁금하다. 시에는 '나' 외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바로 나와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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