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장만호,「김밥 마는 여자」

cassia 2019. 7. 25. 13:34

장만호,「김밥 마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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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호, 「김밥 마는 여자 」를 배달하며
 
   '김밥을 말다가 문득 발에 묻은 밥알을 떼어먹는 여자',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이런 디테일들을 만날 때 우리의 삶은 구체적인 몸짓을 갖게 된다. 바쁘게 한 끼를 떼우고 요금을 낸 뒤 붐비는 거리 속으로 사라지면 그만일 일상의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문득 삶은 반복되는 소비와 소멸의 흐름 속에서 구출된다. 그때 시작되는 은유는 얼마나 곡진한가. '밥알의 끈기로 붙들어 놓은' 은유는 '발에서 죽간으로, 뗏목으로 그리고 검은 두루마리'로 연쇄되면서 삼색의 꽃으로 피어난다. 그리하여 고단한 시장의 일상이 붓꽃 같은 손으로 필사되는 문장이 된다. 상한 속을 어루만지는 한 모금 죽 같은 시다.
 

문학집배원 시인 손택수 2019-07-25 (Thurs)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작가 : 장만호
출전 : 장만호 시집, 『무서운 속도』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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