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31.문장에서 군살 빼기

cassia 2016. 8. 29. 11:14

[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31.문장에서 군살 빼기 2016.08.18(목)
 

“여기저기 군더더기에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라고는 도무지 찾을 수 없다.”
음식 얘기 같지만, 어떤 사람이 쓴 글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흔히 ‘음식’은 ‘손맛’이라고 한다.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훌륭한 요리사는 아무리 좋은 재료가 많아도 과하게 쓰는 법이 없다. 항상 필요한 만큼만 재료를 쓰기 때문에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진 절묘한 맛을 내는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글감이라도 반복하면 맛이 떨어지고, 필요 없는 군살이 있으면 읽기 싫어진다. 과연 어떻게 하면 맛과 멋을 살린 글을 쓸 수 있을까?


① 접속사를 될 수 있으면 쓰지 마라=‘그런데’, ‘그리고’ 같은 접속사가 눈에 보이면 일단 지운다. 지워 놓고 문맥이 부자연스러우면 그때 접속사를 넣어도 늦지 않다. 필자의 경험상 이렇게 선택한 접속사 대부분을 버릴 수 있었다. 필요 없는 접속사를 없애면 문장이 몰라보게 깔끔해진다.


② 중복되는 글자를 그대로 두면 안 된다=단어, 어미, 조사 모두 해당한다. 소리 내어 자꾸 읽어보면 어색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혀가 꼬이면 읽기 어렵다. 중복되는 조사든, 단어든 하나는 무조건 바꿔야 한다. 요령은 별것이 없다. 문장을 반복해서 읽으며 리듬감이 생길 때까지 고치면 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줄줄 읽히는 문장을 쉽게 쓸 수 있다. 예) 그 사람이 정말 나쁜 사람이다. → 그 사람 정말 나쁘다.


③ 중복되는 감정도 없애라=감정 표현이 중복되면 긴장감과 속도감이 떨어진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감정을 중복시킬 필요가 없다. 특히, 긴장감이 요구되는 곳은 문장을 아주 짧게 해서 호흡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 긴박한 상황에서 긴 문장으로 호흡이 늘어지면 오히려 지루해질 뿐이다.


④ 여백을 최대한 살려라=여백 하나 없이 전부 글로 가득 찼다고 생각해 보자. 누구라도 읽기 싫어진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여백의 미’란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여백을 최대한 살려야 독자에게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문단을 바꾸면서 줄도 바꿔보고(행갈이), 인용 부호를 사용하여 대화나 생각을 만들면 된다. 행갈이를 하면 자연스럽게 여백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답답한 글은 누구도 읽기 싫어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 네 가지가 전부는 아니지만, 이것만 지켜도 수준급 이상의 문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정종영 동화작가·영남아동문학회 회원 didicat@naver.com

출처 / 주간매일 2016.08.18(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