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磬 小理

오해와 편견의 뉴에이지

cassia 2014. 9. 22. 11:17

오해와 편견의 뉴에이지  
  
이달 11일 오후 8시에 필자의 기획 공연이 공간울림에서 열렸다. 공연준비로 분주한 날이었지만 또 설렘 가득한 날이기도 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겠지”라고 말했던 어린 왕자의 심정이랄까. 혹은 곧 만날 고운 님 생각하며 꽃 단장하는 어느 처자의 심정이랄까. 여하튼 관객 분들 만날 채비로 마음이 설렌 날이었다.

 

이번 공연은 뉴에이지 음악으로 준비했다. 이 부문 음원 판매 1위, TV 배경음악 사용 1위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브라이언 크레인(Brian Crain)과 ‘숲 그리고 쉼’(Forrest, For_rest) (들어보기)이라는 힐링콘서트를 마련한 것이다. 뮤지션 이름이 생소하더라도 웬만한 사람은‘나비 왈츠’ (Butterfly Waltz) (들어보기)‘시에나의 노래’(Song for Sienna) (들어보기) ‘숲 속의 산책’(A Walk In the Forest) (들어보기)등을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국립국어원 ‘신어’(新語)에 등록된 뉴에이지의 사전적 정의는 1980년대 초반 시작된 음악 장르의 하나로서 고전 음악의 난해성과 대중음악의 경박성 모두를 지양하여 듣기 편안하게 한 음악을 가리킨다. 기존의 사회`문화`종교에서 더 이상 가치를 발견하지 못해 영적 공허를 느낀 사람들이 이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가리켜 뉴에이지 운동이라 하며 이에 영향을 받고 전개되었던 음악을 뉴에이지 음악이라 한다. 영성적인 음악으로서 종교적 영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니 더러 보수 기독교인은 사탄의 음악으로 부르기도 한다.

 

나는 사춘기시절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에 매료되어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내 영혼이 순수했던 그 시절, 교회 누나의 심한 꾸지람에 잠시 애써 멀리하기도 했지만 나 역시 뉴에이지 마니아였다. 돌이켜보면 영혼이 순수했다기보다 그저 순진했다. 애석하게도 뉴에이지보다 늦게 세상에 나온 필자는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다 보니 태동은 그러할 수도 있겠노라 짐작해본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적 뉴에이지 아티스트인 이루마는 뉴에이지 음악이 곧 뉴에이지 사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며 오늘 무대를 선보일 브라이언도 자신은 가톨릭 신자라 말한다. 조지 윈스턴은 자신은 뉴에이지 사상에 흥미조차 없으므로 선구자도 아니며 내 음악을 그저 ‘루럴 포크 피아노’(Rural Folk Piano)로 불러주길 거의 간청하다시피 말했다.

 

나는 달콤한 멜로디의 뉴에이지는 ‘사탄 음악’이 아니라 ‘사탕 음악’이라 말한다. 뉴에이지 운동 초기 영성음악에서 지금은 사상적 배경은 거의 퇴색되고 단순히 음악 장르의 하나인 그저 감성 음악이 된 것이다. 누명은 때때로 뉴에이지를 오해하게끔 하는데 마치 사탕이 사탕수수가 아니라 양귀비(마약)로 만들어진 것처럼 주장한다.

 

같은 문제에 대하여 구법과 신법이 서로 어긋나는 경우에 신법을 우선하는 것을 법률 용어로 ‘신법 우선의 원칙’이라 한다. 현재 뉴에이지의 국어원 ‘신어’ 사전적 정의처럼 그저 듣기 편안한 음악일 뿐이다.

 

만약 서정주 선생과 박목월 선생이 뮤지션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그들이 만드는 음악은 필경 뉴에이지 음악이리라, 공상(空想)이지만 어찌 그럴듯하지 않은가. / 이예진 (공연기획가) 
작성일: 2014년 09월 18일 

출처 / [주간매일] 오해와 편견의 뉴에이지  바람과 별이 쉬어가는 뜨락에서 

 

A Walk in the Forest by Yiruma Relaxing Music HD P3CPqWXYXjE 8

우리나라 '이루마'의 연주로 들어봅니다.(영상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