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김성대, 「삼양동길」(낭송 성경선)

cassia 2014. 2. 4. 04:56

    김성대, 「삼양동길」(낭송 성경선)
     

     

     

    김성대, 「삼양동길」


    ...물안개...수정...연분홍...꽃샘...민들레...호랑나비...아담­...보고 또 보고...탈랜트...향기에 젖은 남자...그대 없는 빈자리...첫사랑...나이스...달맞이...옛님...파라솔...금모래..­.오렌지...은하수...금잔디...상록수...스크린...콘서트...요코.­..민애...엔조이...황진이...둥근달...행운...공작...모아...­한마음...넝쿨...여정...약속...단추구멍...미성...또와...좋은­날...물보라...장미...태양...만남...플라워...마돈나...우산속­...

     

    ...우연은 오늘 문을 닫았고
    ...하루는 아직 남았네

     

    ◆ 시_ 김성대 - 1972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났다. 2005년 《창작과비평》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제29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귀 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사막 식당』이 있다.

    ◆ 낭송_ 성경선 - 배우. '한여름밤의 꿈', '가내노동' 등에 출연.

    ◆ 출전_ 사막 식당 『사막 식당』(창비)

    ◆ 음악_ 정겨울

    ◆ 애니메이션_ 박지영

    ◆ 프로듀서_ 김태형

     

    김성대, 「삼양동길」을 배달하며

     

    세상은 각박하다지만 간판들은 얼마나 '서정적'인가. 경기는 최악이라지만 간판들은 날마다 어찌 그리 찬란하던지. 저 간판의 이름만 같다면 우리들은 저 의미 아래로 들어가 얼마나 여유롭고 향기롭게 휴식을 취하며 내일을 꿈꾸겠는가. 그러나 저 이름들 뒤에 숨은 날카로운 손톱과 요염한 돈의 귀신들은 생각만으로도 오싹하기만 하다. '우연'은 오늘 어인 일로 문을 닫았을까?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2월 29일. 그 하루를 기념하여 눈으로 '서정시'를 읊으며 가는 한 소시민의 내면을 생각해본다. 바가지를 쓴 기억을 더듬으며 쓴 웃음을 지을까? 아니면 자기 연민에 차 고개를 숙일까.

     

    간판만 잘 외우고 가도 아름다운 서정시가 되는 시대다. 화려하기로 이름난 강남의 어떤 거리의 간판을 외워볼거나. 그리하여 시대정신에 맞는 서정시를 한 편 써볼거나.

     

    문학집배원 장석남 /  새벽산책 시와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