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立春大吉(입춘대길)]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 신석정

cassia 2012. 2. 4. 09:55

 


●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 신석정
         

 
    뱀이 부시시 눈을 떠 보았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었다. 하도 땅 속이 훈훈해서 개구리도 뒷발을 쭈욱 펴 보았다. -그러나 봄은 아니었다. 어디서 살얼음 풀린 물소리가 나서 나무움들도 살포시 . 밖을 내다 보았다. -그러나 머언 산엔 눈이 하얗다. 핸 멀찌막이 <驚蟄>을 세워 놓고 이렇게 따뜻하게 비췰 건 뭐람? -그러나 봄 머금은 햇볕이어서 좋다. 미치고 싶도록 햇볕이 다냥해서 나도 발을 쭈욱 펴고 눈을 떠 본다. -그러나 <立春>은 카렌다 속에 숨어 하품을 하고 있었다. ※ 다냥해서 → '당양(當陽)해서의 방언. 햇볕이 잘 들어 밝고 따듯하다 ● 신석정 연보 1907 7월 7일 전북 부안산 1924 조선일보에 시 <기우는 해>를 발표 1931 <시문학>제3호에 시 <선물>을 발표한 이후 본격적인 작품활동 1972 문화포장 수상 1974 7월 6일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