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늘 빈자리
詩 허윤정
이 유
참 아무것도 아니면서
아무것 아닌 것도 아니면서
문득 길을 가다
까닭없이 눈물이 난다.
가 슴 새
해질녘
노을빛 가슴새
세상은 살아 갈수록
더욱 낯설고
사랑은
아픈 추억
그렇게
그렇게
한 세상 살고 가라네
해질녘
노을빛 가슴새
희 열
꽃이 지고 말면
편안한 마음
각인처럼 새겨지는
두려웠던 환희여
迷 妄
불씨 묻어두고
꿈은 어둠을 벗어
그 언제 깨어 날까
천 년 잠든 미이라
이 세상은
흔들리는 달 그림자
강물위에 떠 있네
달빛은 물에 실려
어디로 흐르는가
세상은 한번 지나온
꿈에 본 그 언덕
달리에게
--그의 죽음을 듣고
한때의 달리는
녹아내린 시간속에 살았다
시간의 구멍에는
뜻밖에
개미도 기어나왔다
이제 그의 심장은 멎었지만
붓끝의 채색은
죽음마저 초월했다
안 개
자욱한 안개
오던 길 묻어 버렸네
살아온 지난 날도 모두 모두
묻어 버렸네
참으로 아무것도 남은게 없네
진실이라 믿었던
이승의 말들은
우리들의 잠정적인
그저 그런 약속 같은 것
안개 자욱한 거리
사랑은 아무도 없네
너도 나도 자욱한 안개
나도 너도 자욱한 안개
우리 모두 안개속
한 자락 그림자 였네
눈 빛
내 가슴
실루엣 불빛
무엇이 저리도 밝히고 있는가
잊은 듯
잊은 듯
살고 있지만
저렇게 끄지 못하는 불빛은
누구의 눈길인가.
어디 계신지요
이렇게 주시어도
왜 이리 허전 한지요
임은 온 우주를 채우고도
넘치는 사랑이어요
어디 계신지요
어디 계신지요.
그 림 : Vladmir kush/김영진 "도시의 싸이클롭스"/박이소‘북두팔성"/外
음 악 : 봄밤 - 박은옥
|